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로 되돌아 가보자. 계엄 선포 당일 밤 12시쯤 열렸던 거시신규 바카라사이트·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최상목 신규 바카라사이트부총리,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다음 날 오전 신규 바카라사이트관계장관회의는 "국제 신용평가기관, 금융시장과 긴밀히 소통한다"고 하는 부분을 유난히 강조했다. 3대 신용평가기관 중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상위 세번째, 피치는 네번째 단계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후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등급이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원화 가치는 급락하고 기업과 가계 차입비용이 상승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F4 회의가 줄기차게 '신용등급 영향 최소화'라는 메시지를 낸 건 이유가 있다.
징조는 우호적이지 않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지연은 나쁜 신호다. 560억달러가량(81조2000억원가량, 원·달러 환율 1450원)의 채권투자 자금의 첫 한국 유입 일정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됐다. 11월 자금 유입은 계엄 이전 결정된 사안이지만 이후 변경됐다. 돈은 예민하다. 한국을 둘러싼 불안한 대내외 변수가 만약 '돈의 속성'을 자극했다면 심상찮다. 더구나 일본 자금이 앞장서 '딴지'를 걸고 지연요청을 했다는 게 꺼림칙하다. 외환위기 때 한국에서 투자금을 가장 먼저 빼 간 일본이었다. 당시 재정신규 바카라사이트부 차관이었던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은 "(일본을 두고) 필요할 때 친구는 없었다"고 이후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주변국의 등급 강등 움직임도 부담요인이다. 피치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낮췄다. 중국의 등급 조정은 17년 만이다. 피치는 중국의 국가채무 급증을 하향 조정 근거로 꼽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24년 60.9%에서 2026년 74.2%까지 급등한다고 내다봤다. 미중 관세전쟁이 국가채무 부담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프랑스의 등급을 내렸다. 정치불안으로 당분간 재정적자 만회가 어렵다는 게 강등 사유였다.
우리나라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가채무 급증, 정치 불안이 모두 진행 중이어서다. 연이은 세수펑크로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기준 재정적자는 다시 100조원을 넘어섰다. 재정건전성 담보장치인 재정준칙은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도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긴장상태로 보인다. 지난 11일 F4 회의에서 GDP 대비 국가총부채 비율이 7년 만에 하락했다는 걸 강조했다. 은유가 아닌 수치를 제시한 F4 회의 자료 공개는 이례적이다.
냉정하게 보면 신규 바카라사이트 관련된 최대 고비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는 6월 대선 레이스가 이제 시작돼서다. 조기대선은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문제를 또다시 신용평가기관의 도마에 올릴 이벤트다. 최근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규모 논쟁에서 보듯 '돈 풀기' 공약은 반복될 게 확실하다. 하지만 세수개선, 재정개혁을 제대로 된 공약으로 내세울 후보가 과연 있을까. 대통령 파면에도 정치 대립은 아물 줄 모른다. 포퓰리즘과 정치 분열이라는 남미 사례가 2025년 한국적 상황이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나. '불안한' 신용등급과 그 적(敵)들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야 할 때다. 재정건전성과 정치적 대립 해소가 신용평가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대선 주자들도, 유권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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